동해안 해파랑길 울진구간(2구간) 후기



울진구간은 나아해변부터 진하해변까지의 82.1km의 긴 구간입니다.

저는 이 울진구간에서 비때문에 고생을 많이해서 힘든 기억의 구간이기도, 또 그만큼 보람찬 구간이기도 합니다.

찜질방에서 출발할때부터 비가 많이 내리고 있어 마음의 준비를 심하게 하고 출발했습니다.

처음 계획은 대왕암공원 근처까지 그냥 비를 무시하고 걸어서 오늘 숙박업소에 들어가서 푹 쉬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중간중간 비가 오다 안오다 하는 날씨가 계속되었습니다.

우의는 벗을 수 없는 정도의 날씨

몸이 다 젖어서 어디 들어갈 수가 없어서 편의점 앞에서 라면을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온 몸이 빗물로 젖어 있어서 뭔가 사진만 봐도 고단함이 느껴진다는...

심지어 울산이라는 이름처럼 산이 나왔습니다.

비오는 날 산은 등산이 서툰 저에게 배낭을 더해서 가기에는 육체적인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비를 맞다 맞다 살짝 이상해졌는지 뭔가 신나서 한참을 뛰어 올라간 기억이 있음...

처음 계획한 대왕암공원 근처는 방이 없었고 결국 오후 4시의 저의 선택은 울산시청까지 걸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1. 텐트를 펴고 잔다 : 이 비를 맞고 텐트를 펴고 자다가는 어디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될 것 같다는 생각

2. 울산항까지 택시를 타버린다 : 라는 생각도 잠시 할만큼 힘이 들었습니다.

뭐 어쩔 수가 없어서 울산항까지 걸었습니다. 현대공화국이라는 말처럼 공단길을 2시간, 3시간동안 걸었던 것 같습니다.

휴대폰 베터리도 거의 없고 배낭커버도 이미 다 젖어버렸고 비옷도 소용이 없어진 채로 몇시간을 걸었습니다.

다리에 힘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생각할 힘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한참을 걸어 어둑어둑해질때쯤 울산 시청 근처에 도착했습니다.

위 사진은 너무 뭔가 쉴곳이 그리웠는데 숙박업소 밀집지역을 만나게 되어서...ㅎㅎ

오는길에 심지어 길도 한번 잘못 들어서 10분정도 돌아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여기서 그냥 잠들면 누군가가 병원까지 옮겨준다면 그게 바로 이득이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숙소를 잡아서 들어오게 되었고 숙소 신발장에서 하나 둘 벗어 던지고 바닥에 앉아서 30분정도 멍때리고 있는 시간이 아직까지의 제 여행중에서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젖은 옷을 말리고 빨래를 하고 주변에 있는 이마트에서 사치를 부려 영화를 보면서 잠들었습니다.

오늘 많이 걸었으니까 내일은 처음으로 점심에 한번 출발해보자고 생각하면서.

다음날은 진하해변까지 걸었습니다.

많이 걷지는 않았습니다. 출발도 늦게 했기 때문에.

진하해변 옆의 다리를 예쁘게 꾸며놓았던데 사진으로는 표현이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울산구간은 생각보다 꽤 힘듭니다.

호미곶정도의 돌아감을 느낄 수 있는 코스가 있어 그쪽이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저와 만났던 분들은 양남을 지나서 바로 울산시청으로 직진했습니다.

편안하게 바닷길을 보면서 걷는다는 느낌보다는 뭔가 시내로 들어와서

그냥 도시 중심을 걷게되고, 공단길을 걷게되서 뭔가 여태 걸어온 길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잠깐잠깐 짬을 내어 일탈의 느낌으로 걷기에는 별로 추천하지 길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추가로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답변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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